AlphaGenome을 Claude Science와 처음 써 봤습니다 — 설명에서 실제 조회까지

파스텔빛 배경 앞에 선명한 DNA 이중나선 하나와 흐릿한 나선 여러 개가 서 있는 그림

AI와 함께하는 생명과학 연구 · 5편

안녕하세요, 테라입니다.

요즘 유전체 연구자들 사이에서 자주 들리는 이름이 있습니다. Google DeepMind의 AlphaGenome입니다. DNA 서열을 넣으면 그 서열이 유전자 발현 같은 기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측하는 모델입니다. 9월에는 이 모델의 변이 영향 예측 점수가 Ensembl, UCSC 같은 유전체 데이터베이스에도 들어갔습니다.

저도 궁금했습니다. 이게 정확히 무엇이고, 나의 연구에는 어떻게 쓸 수 있을까?

그리고 하나가 더 궁금했습니다. 연구자가 이렇게 새로 관심이 생긴 대상을 알아볼 때, AI 연구 도구가 그 과정을 도와줄 수 있을까? 무엇인지 설명하고, 근거를 찾고, 실제로 써 보는 데까지.

그래서 지난 세 편에서 써 본 세 회사의 연구 도구로 AlphaGenome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Anthropic의 Claude Science, OpenAI의 Codex, Google의 Antigravity에 같은 질문으로 시작해서, 각 도구가 어디까지 가는지 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Claude Science 편입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설명과 출처, 실습용 계산까지는 나왔지만, AlphaGenome의 실제 결과는 한 건도 얻지 못했습니다. 어디서 왜 멈췄는지가 이번 글의 중심입니다.


AlphaGenome과 Atlas는 무엇인가

먼저 이름 두 개를 나눠야 합니다.

AlphaGenome은 Google DeepMind가 만든 유전체 예측 모델입니다. DNA 서열을 넣으면 유전자 발현, 염색질 접근성(DNA가 얼마나 열려 있어 단백질이 붙을 수 있는지), 전사인자 결합, 스플라이싱 같은 현상을 예측합니다. DNA 한 글자가 바뀌었을 때 무엇이 달라질지 가설을 세우는 데 쓸 수 있습니다. 결과는 실험으로 측정한 값이 아니라 모델의 예측입니다. AlphaGenome Nature 논문

AlphaGenome Atlas는 이 모델이 미리 계산해 둔 결과를 찾아보는 자원입니다. 인간 유전체에서 한 글자를 다른 글자로 바꾸는 경우를 폭넓게 계산해 두었고, AVI라는 변이 영향 점수도 제공합니다. 모델이 계산기라면, Atlas는 그 계산기로 미리 풀어 둔 답안 모음집에 가깝습니다. 새 예측을 요청하는 일과 계산된 결과를 찾아보는 일은 서로 다릅니다.

AVI는 어떤 변이를 먼저 들여다볼지 정할 때 참고하는 점수입니다. 점수 하나로 발현이 늘어나는지 줄어드는지, 어느 조직에서 변화가 큰지까지 알 수는 없습니다.

시험 조건은 세 가지로 정했습니다.

  • API 키를 쓰지 않는다.
  • 새 설치나 접근 설정 변경을 하지 않는다.
  • 특정 변이나 정답을 먼저 알려주지 않는다.

연구자가 새 도구를 처음 알아보는 상황 설정에 가깝게 하고 싶었습니다.


설명과 출처는 금방 나왔습니다

첫 질문은 짧았습니다.

"AlphaGenome이 무엇이고, 이것을 이용하여 어떤 연구나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Claude Science는 모델의 개념과 연구 활용 예를 설명했고, Atlas도 먼저 꺼냈습니다. 최신 공식 자료와 논문을 출처와 함께 정리해 달라고 하자 Nature 논문, Atlas 논문, Ensembl 공지, 모델 카드까지 목록이 나왔습니다.

확인할 곳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Atlas 논문 저자를 46명이라고 했는데, 서지 데이터의 저자 목록에 사람이 아닌 역할 제목 3개가 섞여 있었습니다. Claude는 이후 원인을 설명하고 43명으로 정정했습니다. 출처가 진짜여도, 그 안의 항목을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숫자는 틀릴 수 있습니다.

설명이 잘 나왔다고 해서 바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질문을 하나 더 넣었습니다. 지금 이 환경에서 AlphaGenome을 쓰는 데 필요한 스킬이나 연결된 데이터베이스가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질문입니다.

Claude는 AlphaGenome 전용 연결을 찾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다른 생명과학 데이터베이스와 문헌 조회 기능은 확인했는데, 그중에는 실제로 데이터를 받아온 것도 있었고 서버가 응답했다는 것만 확인한 것도 있었습니다. 9월에 Ensembl이 웹과 명령줄 VEP에서 AVI를 지원한다고 공지했지만, Claude에 연결된 Ensembl 조회에서 AVI가 돌아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직접 써 보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도 물었습니다. Claude는 Atlas 웹 포털, 공식 API, 모델을 내려받아 실행하는 방법의 세 갈래로 나눠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API 키를 쓰지 않는다고 처음부터 밝혔는데도 답의 상당 부분은 API 키 발급을 권했습니다. 포털은 "바로 가능"하다고 했지만, 제 브라우저에서 되는지 확인한 근거는 없었습니다.

기능이 세상에 있다는 것과 내 AI 환경에서 그 기능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것. 이 둘을 나눠 보는 일이 이번 시험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Claude가 고른 사례는 TAL1이었습니다

처음 해보기에 적합한 사례를 골라 함께 진행해 달라고 하자, Claude Science는 TAL1을 골랐습니다. T세포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과 관련된 유전자입니다. 유전자 바깥의 짧은 DNA 변화가 MYB라는 전사인자가 붙을 자리를 새로 만들고, 그 결과 TAL1이 켜진다는 기전이 알려져 있습니다. AlphaGenome 논문에서도 다루는 사례입니다. 기전이 밝혀져 있어 배우기 좋다는 것이 선택의 이유였습니다.

Claude는 공개 데이터베이스에서 TAL1 앞쪽 13 kb(1만 3천 염기) 서열과 MYB가 붙는 6글자 패턴 정보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13,000개 위치의 글자를 하나씩 나머지 세 글자로 바꿔 보는 계산을 했습니다. 모두 39,000가지 변이입니다. 각 변이가 MYB 패턴에 얼마나 가까워지는지 점수를 매겨, 기준을 넘는 강한 변화 118건을 추렸습니다.

결과로 실습 가이드, 39,000행 전체 결과표, Atlas에서 조회할 후보 16개를 담은 워크시트가 나왔습니다.

파일을 내려받아 Codex에게 검토를 맡겼습니다. 참조 서열을 Ensembl 공개 서열과 대조하고, MYB 패턴 점수를 따로 다시 계산했습니다. 39,000행 모두 일치했습니다. 대화가 실제로 계산할 수 있는 파일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계산은 AlphaGenome이 아닙니다. 6글자 패턴 하나의 점수를 본 것이고, AlphaGenome은 훨씬 긴 문맥에서 수천 가지 예측을 냅니다. Claude도 이 차이를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답변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런 제목이 붙어 있었습니다.

"이제 사용자 차례입니다."

워크시트에는 후보 16개마다 Atlas 결과를 적을 칸이 네 개씩, 모두 64칸이 있었습니다. 전부 비어 있었습니다. AlphaGenome의 결과를 조회하는 일은 저에게 넘어온 것입니다.


"사용자에게 넘기지 말고 직접 해 주세요"

그래서 요청을 한 번 더 했습니다.

"사용자에게 조회를 넘기지 말고,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웹 도구로 AlphaGenome Atlas에 직접 접근해 진행해 주세요."

새 목표를 추가한 것은 아닙니다. 처음부터 알고 싶었던 것이 '실제 결과를 얻는 데까지 갈 수 있는가?'였고, 비어 있던 그 단계를 분명하게 요구한 것입니다.

Claude는 세 가지 경로로 시도를 진행했고, 막힌 이유가 각각 달랐습니다.

시도한 경로 결과 Claude가 보고한 이유
Atlas 웹 포털 접속 실패 Claude 작업 환경의 네트워크 허용 목록 밖
Ensembl 프로그램 조회(REST) 연결은 됐지만 AVI 값 없음 다른 점수는 정상으로 붙어 나와, 호출 방식이 아니라 제공 범위 문제로 판단
UCSC 유전체 브라우저 AVI 트랙은 찾았지만 값 조회 거부 UCSC가 AVI 데이터의 재배포와 다운로드를 제한

눈에 띈 것은 실패를 다루는 방식이었습니다. Ensembl에서 AVI가 나오지 않자, 다른 변이로 AlphaMissense·CADD 같은 점수를 요청해 그것들은 잘 나온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UCSC에서도 같은 좌표의 보존도 트랙은 정상으로 받아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막힌 원인이 요청 방식인지 서비스 정책인지를 대조해서 나눈 것입니다. 제한된 데이터를 다른 경로로 얻어내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는 기록도 남겼습니다.

UCSC의 제한은 공식 공지에서도 확인됩니다. 9월 10일에 공개된 AVI 트랙은 다운로드와 Table Browser로 제공되지 않습니다. 다만 같은 공지는 브라우저 화면에서 점수를 볼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그러니 "웹으로는 얻을 수 없다"가 아니라 "이 AI 환경에서 시도한 경로로는 얻지 못했다"가 정확한 표현입니다. Claude의 접근 기록에는 범위를 더 넓혀 단정한 문장도 있어서, 그 부분은 좁혀 읽어야 했습니다.

이번 세션에서 Claude가 확보한 AVI 점수는 0건이었습니다.


빈칸 대신 다른 근거를 채웠습니다

AVI를 얻지 못하자 Claude는 대신 조회할 수 있는 자료를 가져왔습니다. 후보 위치가 알려진 조절 영역 안에 있는지, 그 DNA 자리가 여러 종 사이에서 얼마나 보존되어 왔는지(보존도)입니다. Codex가 공개 자료로 다시 계산해 보니 수치는 모두 맞았지만, 비교 집합의 이름이나 제외한 표본 수처럼 숫자를 설명하는 말에는 고칠 곳이 몇 군데 있었습니다.

Claude Science가 만든 MYB 패턴 점수 변화와 보존도 비교 그림. 왼쪽은 강한 후보 118건의 점수 변화와 보존도, 오른쪽은 패턴 점수가 오르지 않은 변이 18,319건과 강한 후보 118건의 보존도 분포

그림 1. Claude Science가 만든 MYB 패턴 점수 변화와 보존도 비교 그림(수정본). AlphaGenome Atlas의 결과가 아니며, 변이의 실제 기능을 확인한 그림도 아닙니다. 그림 위의 영어 제목은 Claude가 붙인 것으로, "이번 비교에서 차이를 찾지 못했다" 정도로 읽어야 합니다.

가장 조심해야 할 문장은 따로 있었습니다. 두 집단의 보존도 차이를 검정했더니 차이가 검출되지 않았는데, 이것을 "보존도와 무관하다", "낮은 보존도의 후보는 노이즈다"로 읽은 부분입니다. 차이를 찾지 못했다는 것은 차이가 없다는 증명이 아닙니다. 낮은 보존도 역시 기능이 없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검정이 말해 주는 범위와 그 결과를 설명하는 문장의 범위가 달랐습니다.

세션이 끝날 무렵 Claude는 얻지 못한 결과, 정정한 내용, 남은 결함, 산출물 목록을 정리했습니다. 결과표에서 빠진 후보도 "추가했다"고 하지 않고 결함으로 남겼습니다. 4편의 "모두 반영했습니다"와 비교하면, 끝맺는 방식은 더 정확했습니다.


이번에 어디까지 갔나

단계 확인한 것 남은 것
이해·출처 조사 모델과 Atlas 구분, 공식 출처 정리 저자 수 등 일부는 정정을 거침
환경 확인 연결된 기능과 접근 조건 조사 기능 목록과 실제 데이터 반환은 따로 확인해야 함
사례 선택·실습 TAL1을 스스로 고르고 39,000건 계산, 재계산 일치 MYB 패턴 계산은 AlphaGenome 실행이 아님
Atlas 직접 조회 세 경로 시도, 막힌 이유를 대조로 구분 실제 AVI·세부 예측 0건
추가 근거 조절 영역·보존도 조회, 통계 재계산 일치 해석 문장과 후보 표는 수정 필요

이 경험의 조건을 밝혀둡니다

지난 글들과 같은 이유로 조건을 적습니다.

이번 기록에는 제 개입이 여러 번 들어 있습니다. 질문 순서를 정했고, 환경 확인 질문을 끼워 넣었고, 사례 질문을 열어 두었고, 넘겨받은 조회를 직접 해 달라고 다시 요청했습니다. 산출물 검토는 Codex가 맡았습니다. 아무 지시 없이 AI 혼자 끝낸 연구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Atlas 포털이 막힌 것은 이번 Claude Science 세션의 네트워크 조건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환경이나 다른 설정에서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 브라우저로 Atlas 포털을 직접 열어 확인하는 것은 이번 시험에서 하지 않았습니다. 한 번의 세션이므로 이 기록만으로 도구의 능력을 평가하거나 다른 도구와 순위를 매길 수는 없습니다.


마무리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설명과 출처 조사, 사례 선택, 계산 파일 작성까지는 대화로 이어졌습니다. 39,000건 계산과 보존도 통계는 독립 재계산과 일치했습니다.
  2. AlphaGenome Atlas의 실제 점수는 0건이었습니다. 직접 조회를 다시 요청하자 세 경로를 시도하며 막힌 이유를 나눠 보여 줬지만, 이 환경에서 실제 조회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습니다.
  3. 숫자는 맞았지만, 숫자를 설명하는 말에는 고칠 곳이 계속 나왔습니다. 차이가 "없다"와 "찾지 못했다"는 다른 문장입니다.

2편부터 4편까지는 분석 결과를 받았을 때 확인할 것들을 적었습니다. 이번에는 그보다 한 단계 앞, 처음 보는 도구를 AI와 함께 써 볼 때입니다.

새 연구 도구를 AI와 처음 써 볼 때 확인하는 네 가지

  1. 이 기능은 세상에 있는 것인가, 내 AI 환경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인가?
  2. 지금 받은 결과는 그 도구가 낸 것인가, 비슷한 다른 계산인가?
  3. 막혔다면 서비스의 정책 때문인가, 내 AI 환경의 제한 때문인가?
  4. AI가 나에게 넘긴 단계는 무엇이고, 그 칸은 지금 채워져 있는가?

"이제 사용자 차례입니다"라는 문장은 결국 어디까지가 AI가 해낸 일이고 어디부터가 아직 남은 일인지 보여주는 표시였습니다. 새 도구를 배우는 과정에서 AI는 설명하고, 자료를 찾고, 계산하고, 막힌 이유까지 정리해 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가 내 질문에 답이 되는지 판단하는 일은 여전히 연구자의 몫이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같은 출발점에서 Codex와 Antigravity에 동일한 질문을 하고, 답변의 내용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보겠습니다. 이번에 비어 있던 64칸이 다른 환경에서는 채워지는지도 함께 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2일 Claude Science 단일 세션에서 진행한 AlphaGenome 활용 시험 기록과 Codex의 산출물 검토를 바탕으로 썼습니다. API 키, 새 설치, 접근 설정 변경 없이 진행했습니다. MYB 패턴 계산과 보존도 조회는 AlphaGenome 모델 실행이나 Atlas 조회가 아니며, 이번 시험에서 확보한 AVI 점수는 없습니다. 사용자와 Codex의 개입이 포함된 사례이며, 제품 간 성능 비교는 아닙니다. 본문 그림은 Claude Science가 만든 수정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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